작품리뷰1 (동아닷컴, 2016년6월8일자)
<국경의 남쪽> 분단과 탈북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올해로 30세가 된 서울예술단은 2006년에 개봉한 동명영화를 창작가무극으로 만들어냈다. 30년이란 시간동안 남북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던 서울예술단이 탈북자와 통일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의미를 더한다.
남녀의 사랑을 통해 남북 분단과 민족의 애환을 그리는 전개방식은 관객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만큼 뻔한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다. 또한 북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에 맞춰져 탈북부터 고달픈 서울살이까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 많다.
특히, 이동식 다리 무대와 빨간 조명 아래 태양절 공연을 준비하며 군인 역으로 분장한 인민들, 그리고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선호의 가족의 모습 등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한다. 눈에 띄는 것은 뮤지컬 ‘빨래’에서 보여준 추민주 연출의 서민살이’의 모습이 ‘국경의 남쪽’에서도 배어나온다. 배를 주린 것에는 벗어났지만 나이트클럽, 치킨 집 등 밤새 일하며 돈을 버는 선호의 고달픈 서울살이를 표현하면서도 선호의 가족과 선호의 새 연인 경주가 유쾌함과 훈훈한 서민의 삶을 보여주면서 소박한 행복을 그려낸다. 동시에 ‘분단’과 ‘탈북’이라는 소재의 묵직함을 조금은 덜어내어 무거움과 재미의 밸런스를 조절했다.
넘버 역시 밸런스를 잘 살렸다.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3번 2악장의 클래식부터 군악대 음악, 북한 가요 등 다양한 장르로 극의 전개를 돕는다. ‘눈물 콧물 짜는 코미디’, ‘빙빙빙’, ‘반갑습니다’ 등 경쾌한 음악은 극의 재미를 살리고 ‘나는 여기 너는 거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서정적인 멜로디는 극의 감동을 더한다.
작품리뷰2 (마이데일리, 2016년6월9일자)
영화에서 가무극으로 <국경의 남쪽> 군더더기 싹 빼고 그린 사랑
군더더기를 싹 빼고 국경의 남쪽에서 진짜 사랑을 찾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 <국경의 남쪽>이 가무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2006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 <국경의 남쪽>을 원작으로 탈북자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남과 북의 만남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국경의 남쪽>은 남과 북의 분단, 탈북자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군더더기가 없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버린 분단의 슬픈 현실로 인해 헤어지게 되는 첫사랑 연인, 탈북 이후 힘들어지는 삶 등을 그리지만 딱 거기까지다. 오로지 현실 그 자체만을 보여주고, 인물의 감정선을 더 파고들지는 않는다. 물론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내기는 하지만 더 깊이 파고들어 그 감정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무거운 소재, 감정적으로 휘몰아치는 주제를 10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걷어낸 모습이다.
무거운 소재를 군더더기 없이 그 자체로 보여주니 부담이 없다. 물론 휘몰아치는 감정, 사무치는 마음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러나 ‘국경의 남쪽’은 휘몰아치는 감정에 관객들을 끌어들이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담백한 쪽을 택했다. 지난 30년 동안 남북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온 서울예술단답게 한국 사회에서 다룰 수 있는 적절한 소재를 다가가기 쉽게 풀어냈다.